대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만나 서로 호감을 가지고 즐거운 시간을 나누던 커플이 있었다. 남자와 여자는 모두 요즘에는 보기 드물게 친구들끼리 말할 때 말과 말을 잇는 접속사처럼 하는 욕을 한 번도 하지 않을 정도로 착한 사람들이었다. 두 연인은 만남이 지속되면서 가끔씩은 졸업 후의 설계를 논의하기도 하며 영원히 헤어지지 말자고 약속하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남학생에게는 문제의 군대생활이 앞에 놓여있고, 드디어 그 남학생도 2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입대하게 되었다. 남학생은 그 동안 다른 사람들로부터 들어온 말이 마음에 걸렸다. 그것은 다름 아닌 '남자가 군대에 가게 되면 여자는 십중팔구 신발을 바꿔 신는다.'는 것이었다. 드디어 내일이 입대일이다. 남자는 아침부터 연인을 불러내어 온 종일 다니며 한동안 하지 못할 데이트를 즐겼다. 아름다운 호수공원도 가고, 영화도 보고, 여러 맛집에 들러 음식도 먹었다. 그러면서 무슨 할 이야기가 많은지 하루종일 수다를 떨었다. 하늘에 떠 있던 해는 야속하게도 서산으로 기운지 오래고 밤이 깊어 헤어질 시간이 되었다. 이 때, 남자에게 또다시 떠오른 생각 '이 여자가 신발을 바꿔 신으면 어떡하지?'~그렇다면 변심한 후 후회하지 않도록 욕이나 한 번 하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남자는 악수를 하며 헤어질 때 "인연(이년) 있으면 또 만나겠지?" 라고 말했다. 물론 '인연'이란 단어에 힘을 주어서....... 군대 생활이 2년 정도 되는 것을 이용한 교묘한 욕이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여자도 한 마디 한다. '이새끼~손가락 걸어' 그러면서 새끼 손가락을 내미는 것이 아닌가? '이 새끼 손가락'이라고 떼어서 발음했어야 했는데...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