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머리는 남자에게는 우성이어서서 대물림 받는 경우가 많다.(물론 여자의 경우도 어쩌다 나타나기는 하지만) 삼수 만에 대학 진학에 성공한 강구라에게 고민이 하나 생겼다. 아침에 머리를 감을 때마다 머리카락이 꽤 많이 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재수, 삼수하느라 머리를 많이 써서일까? 그런데 같은 학과 친구들 중에도 삼수생이 더러 있었는데, 그들의 머리카락은 무성하기만 했으니 꼭 그런 건만은 아닌 것 같다. 결론은 할아버지, 아버지에게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자신이 성장하면서 그분들의 머리카락을 본 적이 없었으니까. 아~대머리의 유전이 이렇게 이른 나이에 발현되는구나. 강구라는 그 문제를 스스로 극복해보기로 결심하였다. 그것은 바로 '머리 심기' 작전이다. 그래서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는 모두 하여 돈이 모여지는 대로 그만큼의 머리를 심기로 하였다. 그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명문 대학에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과외 자리가 심심치 않게 소개되었고, 그에 따라 아르바이트 벌이는 꽤 많아졌다. 수입의 정도에 따라 머리심기의 속도는 빨라졌다. 그런데도 심는 부위가 넓으니 꽤 오랜 기간이 걸렸다. 2년 정도의 세월이 흐른 뒤에 강구라의 머리카락은 다른 친구들과 다름 없이 무성하게 되었다. "이제 그만 오셔도 되겠습니다."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기분 좋게 귀가한 강구라는 문앞에까지 마중 나와 있던 엄마에게 낙벼락 같은 말을 듣게 되었다. "아들아~영장 나왔더라" 2학년 마치고 군대에 가려고 신청한 영장이 나온 것이다. 아~구라 머리를 어떡해...ㅎㅎ